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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 다낭에서 한 달 살기 — 1년 살이를 준비하는 25세 남자의 현실적인 기록

뚱카대디 2025. 11. 26. 19:12

 

이 이야기는 실제 베트남 여행 경험과 인터넷을 통해 습득한 정보들을 토대로한 픽션입니다.

 

회사 생활을 접고 ‘1년쯤 외국에서 살아보자’는 생각을 했다.
막연한 동경이 아니라, 정말 현실적으로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점검해보고 싶었다.

적당한 거리, 적당한 물가, 안전한 환경, 그리고 비교적 쉬운 장기 체류 방식.
그 모든 걸 고려했을 때 베트남이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였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다낭을 골랐다.
호치민이나 하노이는 물가가 높고 사람이 너무 많다.
초보 여행자·노마드에겐 다낭이 압도적으로 편했다.

이 글은 25세 한국 남성이 다낭에서 한 달 살기를 하며 느낀 현실적인 과정과 비용, 상황을 기록한 글이다.


✔️ 출발 전 준비 — 현실적으로 필요한 건 딱 3가지

1. 비자(관광비자)

2025년 기준 한국인은 전자비자(E-Visa) 90일 체류가 가능하다.
하지만 1년을 목표로 한다면 기간 중간에 한 번쯤은 국경런(border run) 이 필요하다.

초기 비용: 25달러

2. 예산

“월 70만 원이면 산다”
이 문장은 절반만 맞다.

현실적으로 월 90–120만 원이 가장 스트레스 없는 구간이다.

내 기준으로 예상한 월 고정비는 이랬다:

  • 원룸 콘도 렌트: 7~9백만동(약 40~55만 원)
  • 오토바이 렌트: 120만동(약 7만 원)
  • 유심/통신: 20만동(약 1.1만 원)
  • 식비: 400~500k동/day → 월 20~25만 원 선
  • 기타(카페, 세탁, 병원, 마트 등): 20만 원

총 90~110만 원이 가장 현실적

3. 기대치를 낮추고, 속도도 낮추기

베트남은 천천히 움직이는 나라다.
서둘러서 될 일이 거의 없다.
결국 이 ‘느림’을 받아들이는 게 적응의 핵심이었다.


✈️ Day 1. 도착 — 습기와 오토바이 냄새, 그리고 해방감

다낭 국제공항 문을 나오자마자 뜨거운 습기가 한 번에 몰려왔다.
공항에서 Grab을 잡아 미리 예약해둔 원룸 콘도로 이동했다.

첫 인상은 ‘아, 생각보다 깔끔하네.’

한국 원룸처럼 빽빽하지 않고, 조금 낡았지만 넓었다.
발코니에서는 멀리 미케비치가 보였고,
밤바람은 의외로 꽤 선선했다.

저녁은 근처 로컬 식당에서 쌀국수 한 그릇.
40,000동(약 2,100원).

한국에서 ‘저녁 한 끼 2천 원’을 마지막으로 먹어본 게 언젠지 기억도 안 난다.


✏️ Day 3. 생활 세팅 — 세팅하면 속도가 붙는다

오늘 해야 할 건 생활 기반 잡기.

  • 유심: 20만동
  • 오토바이 렌트: 120만동
  • 헬스장 한 달권: 30만동

오토바이는 처음이라 솔직히 조금 무섭다.
하지만 베트남에서는 거의 필수라서 적응이 필요했다.

로컬 마트에서 기본 식료품을 사고 방에 돌아와
바닥에 앉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 한 달은 충분히 살겠다.”


✏️ Day 7. 우기 시작 — 습기와 곰팡이의 나라

다낭은 실제로 우기(10~1월)와 건기(2~8월) 차이가 꽤 크다.

우기엔 비가 갑자기 오고 공기가 꿉꿉하다.
콘도 안에 살짝 곰팡이 냄새가 돌기 시작했다.

여기서 현실적인 팁:

제습기 거의 없음 → 소형 제습기 하나 사면 편함
세탁물 마르기 매우 늦음 → 세탁소(kg당 20k–35k동) 활용
✔ 전기세는 ‘계약마다 다름’ → 1kWh에 4,000동이면 양호한 편

콘도의 단점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정도면 적응 가능” 선이었다.


✏️ Day 10. 물가 착각 금지 — 로컬 vs 외국인 코스프레 구분 필요

이때부터 베트남 물가의 진짜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로컬 식당
→ 40k~60k동(2~3천 원)

기초 한국 음식, 고급 카페, 관광지 식당
→ 한국과 거의 차이 없음
(라떼 90k동, 삼겹살 25만동)

여기서 깨달았다:

“싸게 먹고 살고 싶으면 ‘로컬’에 적응해야 한다.”

그리고 실제로
로컬 음식이 대부분 더 맛있다.


✏️ Day 14. 사람들의 속도에 적응하기

여기의 사람들은
서두르지 않는다.
천천히 움직이고, 일정이 늘 밀린다.

처음엔 불편했는데
열흘쯤 지나니 오히려 나도 속도가 맞아갔다.

헬스장 가서 운동하고,
근처 카페에서 영어 공부하고,
해변을 한 시간 정도 걸었다.

이곳에서 한 달 살기가 사람들한테 인기 있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 Day 20. 장기 여행자들의 현실적인 조언들

카페에서 만난 디지털 노마드 형이 이런 말을 했다.

“여기 살 거면 방 계약하기 전에
‘물·전기·습기·층간소음’만 확인해도 실패할 확률이 줄어.”

그리고 또 하나:

“베트남 살면서 제일 스트레스 받는 건
물가가 아니라 ‘소리·습기·냄새’야.”

실제로 맞는 말이었다.
특히 오토바이 경적·습기·곰팡이 냄새는 꾸준히 신경 쓰인다.

하지만 장점도 분명하다.

  • 해변 접근성
  • 저렴한 생활비
  • 느긋한 분위기
  • 카페가 압도적으로 좋음
  • 외국인에 호의적임

✏️ Day 25. 한 달 정도 살자 변화가 나타났다

딱 3주쯤 지나자
여행자가 아닌 ‘거주자’ 감각이 생기기 시작했다.

  • 단골 카페가 생겼고
  • 로컬 시장에서 가격 흥정에 익숙해졌고
  • 오토바이 운전도 자연스러워졌고
  • 하루 루틴도 점점 안정됐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에서 살 때보다 ‘지출 스트레스’가 확실히 줄었다.
이게 삶의 질에 꽤 큰 영향을 준다.


📌 총평 — 베트남 1년 살기,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내 결론은 **“충분히 가능하다”**이다.
다만 다음 조건이 충족될 때만.

  1. 월 100만 원 정도 지출이 가능할 것
  2. 베트남 특유의 느린 템포를 받아들일 것
  3. 우기·습기·위생 관념 차이를 스트레스 덜 받는 사람일 것
  4. 로컬 환경에 적응할 의지가 있을 것
  5. 비자 연장이나 국경런을 감당할 수 있을 것

이 다섯 가지가 되면
베트남에서 1년 사는 건 현실적으로 굉장히 합리적이다.


📌 마무리

만약 한 달 동안도 너무 힘들다면
1년은 더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나처럼 “생각보다 괜찮네”라고 느껴진다면
베트남은 충분히 새로운 삶의 실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나는 이 한 달을 통해
1년 계획을 확실히 해보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