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랏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내고 다시 나트랑으로 돌아왔어요. 원래는 그냥 호텔로 직행하려 했는데, 딸아이 상처를 확인하려고 빈멕병원에 잠깐 들렀죠. 그래서 동선이 살짝 꼬여 원래 가려던 식당은 못 가고, 급하게 근처에서 제일 괜찮아 보이는 곳을 찾았습니다.
그곳의 이름은 바로 씀모이 가든! 이름만 들으면 뭔가 현지 맛집 느낌이 나잖아요?
근데 막상 들어가 보니 한국어를 술술 하는 직원들, 메뉴판은 전부 한국어, 손님도 전부 한국인. 가격은 또 여태 먹었던 식당보다 훨씬 비싸더라고요. 순간 “어..? 나 지금 베트남에 있는 거 맞지..?”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음식 맛도 약간 한국식으로 변형된 듯해서, 현지 분위기를 즐기고 싶던 저희에게는 조금 아쉬운 곳이었어요. (이번 여행에서 솔직히 제일 별로였던 식당…)
근데 진짜 핵심은 그다음! 우리의 마지막 숙소, 랄리아 닌반베이 호텔이었어요. 택시 타고 로비에 도착했는데, 이게 뭔가요? 바닷가에 로비 건물만 달랑 있고, 호텔 건물은 하나도 안 보이는 거예요. 순간 “여보… 혹시 사기 예약한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그런데 직원이 소파에 앉으라고 하더니 쿠키랑 차를 내주고, 체크인을 마친 뒤 갑자기 “이제 가시면 됩니다~” 하더라고요.
에? 어디로 가야 하는 거죠?
네, 그렇습니다. 바로 배를 타고 가야 했어요. 알고 보니 이 호텔은 아예 섬 전체가 호텔이었던 거예요. 이 순간부터 기분이 확 달라지더군요. 뭔가 VIP 된 느낌? “아… 이래서 제일 비싼 호텔이라고 했구나~” 싶었습니다.
배를 타고 약 10분 정도 이동하니 드디어 섬에 도착했어요. 도착하자마자 직원들이 반갑게 맞이해 주는데, 영화 속 장면 같더라고요. “웰컴 투 닌반베이~” 하는 느낌? 순간 저도 모르게 어깨가 으쓱해졌습니다. (괜히 대접받으면 기분 좋아지는 거… 저만 그런 거 아니죠?)
객실에 도착하니 전용 수영장 너머로 파란 바다와 하얀 모래가 그림처럼 펼쳐져 있었어요. 사실 이번 여행에서 제일 기대했던 순간이 바로 이거였거든요. 숙소 앞 배드에 누워만 있어도 힐링이 되는 뷰였달까요.
저녁은 호텔 내 레스토랑에서 먹었는데, 분위기가 끝내줬어요. 살짝 어두운 조명에 잔잔한 음악, 바닷바람까지 더해지니…
저녁 메뉴로 볶음밥과 달팽이 요리를 시켰는데, 달팽이 요리가 아닌 바지락 숙주 볶음이 나왔더라고요? 알고 보니 베트남에서 'snail(스네일)'은 달팽이가 아니라 어패류 전체를 포함한 의미라고 하네요. 그래서 바지락이…
다음 날 아침 조식도 진짜 예술이었습니다. 메뉴는 다른 리조트들에 비해 많지는 않았지만, 하나하나가 상당히 고급스러웠어요. 특히 토스트가 기억에 남아요. 직원에게 부탁하면 가져다주는데 너무 맛있어서 두 번째 주문하니 다른 토스트가 나오더라고요. 그것도 맛있었습니다ㅎㅎ (금세 바닥난 영어실력… 쥬륵…)
조식을 즐기고 난 뒤에는 아침 햇살 아래 펼쳐진 절경을 실컷 감상했어요. 사진도 여기저기 찍고, 산책도 하고, “이래서 여행은 마지막 날이 가장 기억에 남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오전 중 체크아웃을 하고, 배를 타고 다시 나트랑 시내로 돌아왔습니다. 마지막 숙소는 사타호텔, 한국 모텔 느낌의 깔끔한 숙소였어요. 짐을 잠깐 놓고, 또 한 번 담시장 구경을 갔습니다. 여행 초반보다 마음이 한결 여유로워서 구경만 해도 재밌더라고요.
마지막으로 반미판 식당에서 줄 서서 반미를 사 먹고, 공항으로 이동했죠. 빵 속 가득한 고기와 채소, 소스가 어우러진 그 맛은 아직도 생각나네요.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가족과 이번 여행을 되돌아보니, 아쉬움보다는 즐거움과 추억이 훨씬 많았던 여행이었습니다.
달랏의 시원한 산속 풍경부터 나트랑의 푸른 바다, 그리고 랄리아 닌반베이 호텔에서의 VIP 기분까지. 매 순간이 특별했고, 딸아이와 함께한 소중한 추억으로 오래 남을 것 같아요.
정리하자면, 베트남은 살짝 당황스러운 상황도, 뜻밖의 즐거움도 함께하는 여행지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까지 “아, 여행은 역시 가족과 함께 해야 제맛!”이라는 깨달음을 주었죠. 다음 여행 계획을 세우면서도 자꾸 미소가 지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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