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해외여행으로 다녀온 베트남. 어느덧 두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베트남 앓이는 진행형입니다. 그 맛을 잊지 못해 오늘도 검색창에 ‘베트남 음식점’을 입력하고 또 입력하다가, 천안에 있는 ‘란 쌀국수’를 발견했습니다. 현지 음식 맛에 가깝다는 후기가 많아 차로 한 시간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출발했답니다. 배가 고프니 더 망설일 것도 없었죠!
식당에 도착해 보니 첫인상은 다소 허름한 분위기였습니다. 토요일 점심이라 그런지 대기하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아, 잘 찾아왔구나” 싶었습니다. 메뉴판을 보며 설레는 마음으로 주문을 하려는데… 아쉽게도 제가 먹고 싶던 넴느엉(베트남식 고기꼬치구이)은 없었습니다. 조금 실망했지만 우리 부부는 쇠고기 쌀국수, 비빔국수 돼지고기구이, 월남쌈을 주문했습니다.
베트남처럼 막 주문할 정도의 가격은 아니었지만, 요즘 물가를 고려하면 꽤 괜찮은 수준이라 마음에 들었습니다. 문제는 기다림이었죠. 베트남 앓이가 심각해서인지 밥 나오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마치 군대 전역일을 기다리는 것처럼 길게만 느껴졌습니다.
드디어 음식이 하나둘 나오기 시작! 제일 먼저 쌀국수, 이어서 비빔국수와 월남쌈이 나왔습니다. 숙주와 고수를 팍팍 넣고 가족들 그릇에 먼저 덜어주고, 이제 드디어 제 차례! 후루룩~ 하고 한입 먹는 순간, “이 맛은!” 베트남 나트랑에서 먹었던 샤브샤브 쌀국수 맛과 정말 비슷했습니다. 면이 다 퍼져 있는 것도 현지와 똑같았고, 국물 맛도 깊고 너무 맛있더라고요.
다음은 비빔국수 돼지고기구이. 피쉬소스를 부어 비벼 먹는 음식인데, 실수로 한 번에 다 부어버렸습니다. 순간 ‘아차’ 싶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다 넣는 게 정답이었네요. 맛은 좋았지만 고기 부분은 살짝 아쉬웠습니다. 저는 육쌈냉면처럼 두툼한 고기를 기대했는데, 실제로는 햄 같은 저렴한 고기 느낌이더라고요.
월남쌈은 솔직히 조금 실망했습니다. 보기에는 현지 느낌이 물씬 났는데, 안에 고수나 민트 같은 허브가 하나도 들어 있지 않아서인지 밋밋했거든요. 아마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원래 고수나 피쉬소스를 잘 못 먹었는데, 베트남 여행을 준비하면서 미리 적응 훈련을 했답니다. 처음엔 향이 너무 강해 힘들었는데, 먹다 보니 고수가 국물의 느끼함을 잡아주고 피쉬소스는 액젓처럼 감칠맛을 더해준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이제는 없으면 허전할 정도예요ㅎㅎ
식사 중간에 들려오는 직원들의 베트남어도 현지 감성을 더해주더군요. 혹시 베트남 여행을 계획하시는데 음식이 걱정되신다면, 이런 식당에서 미리 경험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쌀국수맛에 충분히 만족했고, 아마 다음에 다시 오게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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