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마. 살은 내가 찔게..

황리단길 신라제면, 맛과 인기의 이유는 신라칼낙지?

뚱카대디 2025. 9. 18. 16:42

안녕하세요 오늘은 울산에 계신 이모님 댁에 놀러 가는 길에 저녁 먹으러 들렀던 신라제면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여행하면 절대 빠질 수 없는 게 그 지역의 맛집이잖아요?
차로 네 시간 가까이 가는 울산이니만큼 새로운 맛에 대한 기대는 매우 컸어요.


울산 여행 도중 먹었던 곳들 중에서 제일 맛있었던 곳은 경주 황리단길에 있던 신라제면이었습니다!

메뉴 선정과 맛집 탐색은 아내가 전문가라 아내의 의견을 따랐는데 오늘은 칼국수 전문점을 선정했더라고요. 사실 저는 웬만한 면 종류는 다 좋아하는 편이지만 경주까지 와서 칼국수라니… 어딘가 특별하지 못한 느낌이었습니다.

 

주말이라 북적이는 황리단길이기에 주차 공간이 마땅치 않아 외곽에 주차를 하고 걸어 들어왔습니다. 4시 20분쯤 도착하여 들어가려고 보니 이미 두 팀이 밖에서 대기하고 있더라고요. 알고 보니 5시까지 브레이크 타임이라서 대기하고 있었나 봅니다.

입구 들어가는 길

안쪽에 가보니 미리 주문을 해놓고 기다릴 수 있는 시스템이었습니다.
키오스크에서 미리 주문을 하고 기다렸다가 들어가면 바로 음식이 나오는가 봅니다.


기다리는 시간 동안 황리단길 구경을 했는데요, 어쩌다 보니 십원빵을 삼십원어치 먹었습니다ㅠㅠ
안에 들어가는 치즈가 짭짤한 게 맛있더라고요.

제가 좋아하는 갈바니 치즈랑 비슷한 맛입니다.
신라제면이 아니었으면 백 원어치 먹었을지도 모를 일이죠.

 

시간이 다 되어 신라제면으로 다시 가보니 우와… 줄이 엄청납니다.
미리 가서 주문해 놓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칼국수가 특별해봤자 거기서 거기일 텐데 어찌 이렇게 사람이 많은 걸까?’
궁금하더군요.

 

내부로 들어가니 모든 테이블에 기본 세팅이 싹 되어 있었습니다.
직원의 안내에 따라 자리에 앉으니 하나씩 메뉴들이 나오더군요.

 

제일 먼저 나온 메뉴는 생바지락 칼국수(10,000원).

 

평상시에도 자주 먹어왔던 칼국수이기에 생긴 것을 보고 특별할 게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정말 기본에 충실한 칼국수더군요. 일단 면이 굉장히 탱글탱글합니다. 수타로 한 번 친 다음에 칼국수 면으로 빼는 것 같아요. 그렇지 않고는 이런 쫄깃함이 나올 수가 없거든요. 아니면 반죽에 특별한 비법이 있는 걸까요? 그리고 안에 들어간 재료들이 전부 신선합니다. 특히 바지락이 상당히 신선했어요. 다들 아시겠지만 냉동 바지락이나 좋지 않은 바지락을 사용하면 끓였을 때 껍질이 완전히 벌어지지 않는 것을 본 적 있을 텐데요. 여긴 그런 게 한 마리도 없습니다. 그리고 국물의 비율이 좋습니다. 대충 냄비에 물 붓고 끓이면 국물 밸런스가 흐트러지는데 여기는 계량이라도 하는지 맑고 진한 국물맛에 반할만합니다

 

두 번째 메뉴는 신라칼낙지(2인 26,000원)입니다.

 

2인 이상 주문 가능이라 2인분 주문했습니다. 많아서 후회했냐고요?

아뇨… 적어서….
딱 나왔을 때 첫인상은 국물 많이 잡고 전분 살짝 풀어 걸쭉하게 만든 볶음면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맛을 보니 우와! 이럴 수가? 이건 물 한 방울 안 넣고 만든 게 분명합니다.

 

전분이요? 그런 게 들어갔을 리가 없죠. 순수하게 야채를 볶아서 나온 수분에 잘 삶아진 칼국수를 투척한 게 분명합니다. 그리고 낙지는 얼마나 탱글 한 지 싱싱한 걸 한 번 데쳐서 볶은 게 확실할 겁니다.
먹는 내내 감탄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칼국수를 만들다니..!

국물도 너무 맛있어서 비빔밥(3,000원) 추가를 외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감자전(10,000원)이 나왔습니다.

 

잉? 감자전을 주문했는데 슬라이스 감자구이가 나왔네요? 이게 뭐지? 싶었는데 안쪽에 감자전이 따로 있습니다. 저 감자들은 토핑 같은 존재였어요. 감자전은 강원도에서 먹은 감자전과 그리 다르지 않은 맛이었지만, 감자가 신선하고 제 맛을 잘 살려주어 만족스러웠습니다. 감자가 감자다운 맛을 낸 샘이지요.

 

멀리 황리단길까지 와서 최고의 칼국수를 먹을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생바지락 칼국수는 기본에 충실했고, 신라칼낙지는 예상치 못한 신세계였으며, 감자전까지 든든하게 마무리했네요.
울산 가는 길에 잠시 들른 경주에서 이렇게 맛있는 칼국수를 먹을 수 있었다는 게 큰 행운이었습니다.

 

문제는 이제 곧 신라칼낙지 앓이가 시작될 것 같다는 점입니다.

 

하… 멀고도 먼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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